한문원문/대학읽기

대학에 인용된 시 면만(綿蠻)

참그놈 2023. 3. 27. 21:45

대학을 읽어보던 중, 대학에 인용된 시 중 면만(綿蠻) 詩에 대한 해설을 보다가 또 난감해져버렸네요. 해당 시에서 대학이 인용한 구절은

 

綿蠻黃鳥, 止于丘隅

꾀꼴꾀꼴 노랑 꾀꼬리 언덕모퉁이에 있네

 

로, 위 시 전부를 보려고 책을 폈더니 설명이 이해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검색을 했더니 이해가 더 어려운... ㅋ

 

아래가 면만시 전부인데, 제가 가지고 있는 해설서에는 사신(使臣) 이야기를 하면서 사신 노릇하기가 힘들다며 그런 설명을 하고 있거든요.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미천한 사람이 어지러운 시절을 풍자한 것이라고 모시전에는 적혀 있다고 하고, 주자는 오갈데 없는 미천한 사람이 읊은 시라고 했다네요. 젠장... 어찌 된 것이 의견통일이 안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더욱 헷갈리는... ㅡㅡ

 

綿蠻

 

綿蠻黃鳥, 止于丘阿. 道之云遠, 我勞如何.

飲之食之, 教之誨之, 命彼後車, 謂之載之.

 

綿蠻黃鳥, 止于丘隅. 豈敢憚行, 畏不能趨.

飲之食之, 教之誨之, 命彼後車, 謂之載之.

 

綿蠻黃鳥, 止于丘側. 豈敢憚行, 畏不能極.

飲之食之, 教之誨之, 命彼後車, 謂之載之.

 

 

시를 보시면 사(使)자가 안나옵니다. 그게 명령문을 구성하는 문법술어로 기능하기는 하지만 사신(使臣)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거든요. 뭔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후거(後車)" "위지재지(謂之載之)" 등의 단어인데, 뒤따라오는 하나의 수레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앞에도 수레가 있고 뒤에도 수레가 있는지, 그도 아니면 선두에 수레가 여러 대이고 뒤따라 오는 수레 역시 여러 대인지 도통 알 수가 없도록 써놨네요. ㅡ,.ㅡ

 

어쨌거나 위지재지 라는 단어를 봐서는 누군가에게 짐을 실으라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리하여, 혹시나 자식놈이랑 노점이라도 하면서 수레 한 두대에 이것저것 싣고다니는 미천한 사람일 수도 있고, 떨어뜨리면 안되잖아요. 잘 싣고(載) 있어야 한답니다. ㅡ,.ㅡ  그도 아니면 해설자의 설명처럼 사신행차로 가는 길에 후거에 실려서 고향으로 가고 싶은 것인지..

 

사신행차에서 후거(後車)는 사신이 길을 가다가 병이 나면 후거에 실어서 고향으로 보낸답니다. 사신의 임무는 부관이 대신한다네요. 그렇게 해석을 하면 "사신이고 나발이고 힘드니 차라리 후거에 실려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이 되니 또 해석이 엉뚱하지 않습니까. ㅡㅡ

 

대학 전(傳)에는 공자의 말을 인용해서

 

子曰, 於止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

하다 못해 새도 저 갈 둥지가 있는데, 사람이 새보다 못해서 되겠느냐

 

며, 그치는(止)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한 듯합니다. 작자도 미상, 연대도 미상인데, 면만 시가 실려있는 곳은 시경 중 소아입니다. 소아와 대아는 아악(雅樂) 즉, 정악(正樂)이라서 닐리리야 같은 민요가 아니랍니다. 엄숙하고 정제된, 그리고 정치나 도의를 나타낸다고도 하는데, 오갈 데 없는 사람들에게 집이라도 한 채씩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 뭐 그런 뜻으로 면만 시(詩)를 연주했을까요? 시경에 나오는 시들은 단순히 시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도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모시전을 쓴 사람이나 주희는 "미천한 사람"을 언급했지만, 아무려면 정악을 연주하던 주나라 왕실에서는 집없는 거지는 만들지 말라는 뜻으로 연주하지 않았겠습니까. 에궁 모르겠네요. 한문에 익숙치 않아서 난감, 해설이 이해가 안되서 난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