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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주역강해 읽기... 고조선?

참그놈 2023. 3. 20. 05:55

도올 주역강해를 읽다 보면 고조선을 언급하는 경우가 가끔 나옵니다. 도올TV 강의에서도 고조선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약간 생뚱맞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살면서 주역에 관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지만, 기초 해설서를 몇 권 읽어보려 했는데, 워낙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이해가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도올 선생이 고조선을 언급하는 것이 사실은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좀 낯설게 느껴집니다.

 

우니라나에 역사전쟁이라고 할 만한 역사논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소위 강단사학과 민족사학이라는 말로 대변되는데, 멋모르는 서민이 생각할 때는, 역사학계라는 곳 자체가 희안한 곳으로 이해가 되지만, 어쨌거나 현행 공식적인, 제대로 된 학자는 도무지 인정하지 않는 몇 가지 내용들이 있는데, 바로 단군조선입니다. 단군이 신화라고 하면서 단군조선을 부정하지요. 그러니 그 이전의 환웅천왕을 인정할 리 없기도 하고요. 반면, 소위 민족사학이라고 하는 곳에서는 단군을 넘어 태호 복희씨도 태우의 환웅의 아들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니, 요순 이전 동북아시아는 환웅천왕들이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 하시던 곳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지요. 저는 무지렁이 서민이라 아는 것이 없지만, 민족사학쪽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고조선(古朝鮮)이라는 말인데, 고조선이라는 말은 일연의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합니다.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개창하기 전에 조선을 언급한 것도 아니고 고조선(古朝鮮)을 언급했습니다. 그 말은, 고려말까지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 등의 말이 고려의 식자층에서는 계속 전승되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일연이 말한 조선이 어떤 조선인지 알 수 없으나 - 일연은 단군조선을 고조선으로 가리키고 있지만 2023년인 현대에서 신화라고 한다니 - 시기적으로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 또는 위만조선 이전의 번조선일 수도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에게 가장 가까운 것은 위만조선일텐데, 위만조선은 정확하게는 단군조선을 계승한 것이 아니었지요. 그러므로 위만조선을 제외하면 기자조선이나 번조선이 되려는지 모르겠지만, 그 보다는 더 오래 되었으므로 조선(朝鮮)이라는 국호에 고(古)자를 붙여서 말하지 않았겠습니까.

 

역사학계라는 곳에서는 단군과 단군조선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에서 꺼내놓는 것이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을 언급하기는 하거든요. 삼국유사에는 엄연히 단군조선을 고조선(古朝鮮)이라고 지칭하고 있건만... 그렇다면, 도올 선생의 유튜브 영상 강의나 도올 주역강해에서의 고조선 언급은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의 관점에 따른 단군 조선이겠습니까? 아니면 현행 강단사학이라는 대한민국 역사학계에서 주장하는 고조선, 즉 기자조선이나 위만조선일까요? 애매하잖아요.

 

도올TV 어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고조선 연구"를 쓰신 윤내현 교수와 친척관계라는 말씀하시는 것을 봤는데, 윤내현 교수가 쓰신 "고조선 연구" 라는 책에는 단군조선(檀君朝鮮)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아는 것이 없으니 고조선이라고 하든 단군 조선이라고 하든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만, 도올 선생이 고조선을 언급하는 것은... 이라고 하려니 사실 도올 선생이 철학자지 역사학자는 아니기도 하네요.

 

태호 복희씨가 팔괘를 먼저 그었답니다. 그렇게 치면 역의 역원이 고조선이라고 하는 단군조선 이전으로까지 소급되기도 하고 그런데, 태호복희씨는 고조선(단군조선) 이전 인물입니다, 중국에서는 신화라고 하는, 역사라고 할 때 신시(神市) 배달(倍達)기의 인물이지요. 역(易)의 연원을 따져봐도 고조선은 생뚱맞고, 고조선이 단군조선이냐 아니면 기자조선 또는 위만정권이냐를 두고 생각해 봐도 생뚱맞고 뭐 그렇게 느껴지네요. 

 

 

요즘 신문사들이 예전에 자사에서 보도했던 내용들을 모두 검색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것이 어느 시기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대일항쟁기(일제강점기)에 나온 신문들도 검색서비스 대상에 포함되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짬이 나신다면, 대일항쟁기(일제강점기)에 나온 신문들을 한 번 검색해 보시길... 그 기사들 중에 단군을 언급하는 내용이 있는 경우 신화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답니다. 그냥 상식이었습니다. 조선총독 노릇하던 일본인 누구인지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조선총독부조차 한민족의 역사를 4000년이라고 인정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자고 이제는 단군을 역사라고 하면 박사학위도 못받는다니... 뜬금없이 도올 김용옥 선생이 서울대나 교원대에 편입해서 "단군을 역사"라고 논문 써서 박사학위 받을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연로하신 도올 선생을 자극하겠다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세월을 한 20년 정도 되돌린다면, 도올 김용옥 선생이 서울대 역사학과에 편입해서 "단군은 역사다" 라고 논문썼다가, 박사학위는 애저녁에 받지도 못하고 논문은 휴지통으로 들어갈 것이니, "노자철학 이것이다" 라는 책의 후속편이나 나오지 않으면 다행이겠지요. 사실 역사학계 라는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이덕일 역사TV나 이희진인가? "거짓과 오만의 역사"를 쓴... 그런 분들 책을 읽어 보면 그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군을 역사로 논문 쓰면 심사는 고사하고 펴보지도 않은 채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고...  그런 차원이라면, 도올 선생이 유튜브 강의나 도올 주역강해 라는 책에서 말하는 고조선이 어떤 조선인지 도올 선생은 도올 선생의 입지나 뭐 그런 것이 있으니 그렇게 언급을 한다고 해도 독자나 시청자는 분명히 인지해야 할 듯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