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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의 의미?

참그놈 2023. 4. 14. 19:58

교회도 성당도 다니지 않지만, 성경을 읽어보려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것도 녹녹찮고 몸도 오랫동안 아프고 뭐 그래가지고 제가 생각한 대로 성경을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기억하는 것에 한해서는 그 말씀이 어떤 뜻일까?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짱구를 굴려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신약을 보시면 예수께서 제자들과 길을 가다가 보리이삭을 잘라드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광경을 누군가 보고서는

 

저 새끼가 안식일날 일을 했다

 

그러면서 예수를 나쁜 놈으로 몰지요. 그러나 예수께서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알고 있는 안식일은 무엇이뇨? 그러시면서... 자세한 것은 성경을 펴서 읽어보세요.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어쨌거나 예수께서 하필이면 안식일날 일을 하시는 바람(?)에 안식일이 지금도 논쟁이 되고 있는지 그런 것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문득, 안식일이 그런 뜻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이해한 안식일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길가다 보면 덤프트럭이 여럿 다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덤프트럭은 보통 25.5톤 트럭입니다. 덤프 트럭 한 대에 모래를 가득 싣는다고 가정한다면, 포크레인으로 싣는 것이 빠르겠습니까 아니면 사람이 삽으로 퍼서 한 트럭을 채우는 것이 빠르겠습니까. 당연히 포크레인으로 퍼 담는 것이 빠르겠지요. 단순히 한 대만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포크레인이 부지런히 움직이면 몇 대를 실을 수도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그럴 수 없지요.

 

태초에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신답니다. 빛이 있으라 하셨더니 빛이 있었다고 나오는데, 어쨌거나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라고 나오는데, 어떤 분이 성경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서,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기 전부터 시간은 있었다" 라고 하시더군요. 그 설명을 듣고... 속으로 "우와! 그런가?" 했습니다. 그 설명을 들은지 30년이 넘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나서 생각해 보니 저녁과 아침을 구분하는 것은 빛이니, 빛이 있으라 하기 전에 빛이 없었다면, 그럼에도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렇게 하느님의 날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진행되는 와중에 해와 달과 별을 만드시고

 

사시와 연한을 이루라

 

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엉? 사시와 연한이 나중에 나오면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된 천지창조 첫날부터 이어지는 그 날짜는 뭐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런 것을 보면 하느님의 시간과 사람의 시간은 다를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빛이 있으라 하신 후에 물을 나누어서 궁창을 만들고 어쩌고 하면서 뭍이 드러나라! 하십니다. 그랬더니 뭍이 쑤욱~~ 하고 올라왔을까요? 즉, 사람이 25.5톤 덤프트럭에 모래를 한 차 싣는 것과 대형 포크레인이 모래를 한 차 싣는 것은 시간과 속도 에너지 등이 모두 다릅니다. 바다에서 뭍이 올라오는데, 아무리 말씀으로 이루었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에는 사람의 계산으로 측정할 수 없는 에너지가 움직였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즉, 천지창조 과정인 6일간은 하느님이 말씀으로 지으셨다고 하나 사람으로서는 도무지 계산이 힘든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작용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십니다. 그런데, 왜 하느님의 8번째 날과 9번째 날 10번째 날이나 100일째, 1000일째 날에 대한 기록은 더 이상 보이지 않을까요?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안식일인데, 천지를 창조하신 6일간이 지난 후 7일째부터 예수께서 복음을 전하려 공생애를 사시던 3년여,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이후 2023년까지가 모두 하느님께는 안식일인 것입니다.

 

바벨탑을 무너뜨리고 노아에게 방주를 짓게 하고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에굽에서 이끌어 내시기도하고 다윗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시기도 하고 솔로몬이 성전 짓는 것도 보시고, 뭐 이래저래 성경에는 하느님과 그 백성들에 관한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만큼 그렇게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 하느님께는 작디작고 소소한 일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도 하느님께는 안식일이고, 사람에게는 헷갈리라고 그러셨는지 해와 달과 별을 만드시고 사시와 연한을 이루도록 하셔서는 사람이 사는 7일을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6일간과 안식일을 혼동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바벨탑 사건이나 노아의 방주 등등은 하느님의 안식을 방해한 것이 되는 것이지요.

 

성경의 제일 마지막 부분은 요한 계시록입니다. 사자대가리가 어쩌고 저쩌고 뭐 알 수 없는 말이 워낙 많아가지고 저는 그 부분은 읽기를 포기했습니다. 해설을 봐가면서 읽을 수도 있었겠지만 옛날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책을 읽어보려다 이해할 수 없어서 포기했던 기억도 있고 뭐 그래서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한 계시록에 어떤 이야기가 적혀 있는지 자세히는 모르는데, 뭐 지진이 나고 화산이 폭발하고 민족과 민족이 전쟁을 하느니 마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합니다. 자연적인 폭발이 아니라 하느님의 의지에 따라 그렇게 지진이 나고 폭발한다는 내용일 것이잖겠습니까. 거대한 에너지가 작용하는 시기라는 뜻일텐데, 즉,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것이 곧 하느님의 여덟번 째 날이 아닌가? 합니다.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으면서, 그나마 어째 기회가 될 때마다 예전에 읽었던 기억나는 이야기나 구절에 대해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제가 생각한 안식일의 의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뭐 그런 것은 모릅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면 현재 인류는 하느님의 안식일에 살고 있는 셈이 되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예수께서 안식일날 보리 이삭을 베어먹은 것이 별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하느님이 안식하신 그날에 어떻게 하셨는지 적혀 있는 것을 못봤는데, 막걸리라도 한 잔 자셨을까요? 아니면 삼겹살에 쏘주? 아닐 거잖아요. 사람처럼 먹고 마시며 안식하는 분이 아닐 것이니...  사람에게 공휴일이 안식일이겠지만 하느님은 공휴일이 없다는... 에궁... 공휴일도 없다니...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