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삼국지라고 하는 삼국연의를 한문 원문으로 한 번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살면서 삼국연의를 한 권짜리부터 이문열 삼국지까지 그래도 대여섯 번은 읽은 것 같은데, 희안하게 삼국연의에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었습니다. 관우가 쎄니 여포가 쎄니 하면서 침튀겨가며 토론하고 그러는 까닭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그러나,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 등에 관해 알게 되면서 삼국연의를 원문으로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인터넷 등에서 검색하면 지도도 쉽게 볼 수 있는 등 참고내용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원문으로 삼국연의를 읽으면서 고대에는 아스팔트 길도 없었고 차나 기차 등도 없었으며, 말은 장수들이나 타고 다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사람들이 얼마나 걸어다니고 뛰어다녔을지 나름 계산해 가면서 읽어보니 순 허풍이라는 것을 자연히 알게 되더군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배꼽을 잡고 웃은 적도 있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저와 비슷한 관점에서 삼국지나 삼국연의의 허풍에 관한 업로드 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업로드 하신 분은 훨씬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입니다. 보급과 운송이 안되면 전쟁을 수행할 수 없지요. 도로도 기차도 자동차도 없던 시절 사람보다 느린 말이나 소를 끌고 다니면서 그 넓은 땅에서 전쟁을 했다? 지금도 웃음이 나오려 하네요. 하필 저는 어린 시절 소달구지 등을 실제로 보면서 자랐거든요. 달구지를 끄는 소는 뛰어다니지 않는답니다. 느려요. - 말도 운반용으로 쓰면 느립니다 - 소는 평소에도 거의 뛰는 법이 없습니다. 소랑 함께 걸어보신 분이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언제 시골에 소가 보이거든 소와 함께 걸어보셔도 되고요. 삼국연의에 관한 지도를 검색하면서 지역간의 거리를 직선거리로만 따져도 삼국연의 속에 표시된 거리를 그렇게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자연히 들었습니다. 요즘 말로 거의 순간이동 수준이라고 할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vY0kjxBe8Ho&list=TLPQMjgxMTIwMjOQ1-eMo8sxag&index=17
대륙삼국설이 있습니다. 영상을 업로드 하신 분은 대륙삼국설을 강하게 주장하는 분입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중국 동부를 포함하여 한반도에 분포해 있었다는 주장인데, 그에 관한 책이 오래 전에 출판되어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는 읽지 않았었습니다. 당시에는 한단고기 열풍이 강하게 불었는데 우리가 배운 역사와 괴리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뭔지 모르지만 적어도 역사는 창작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 왜곡 등에 대해 알고 나서 나이 50이 넘어서야 삼국연의를 원문으로 읽으면서 당시의 이동속도 등을 고려해가며 읽어보고 다른 역사 관련 서적도 몇 권 읽어보고 그랬더니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이 중국 동부와 한반도 등에 걸쳐 있었다는 대륙삼국설에 관한 내용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중국은 진시황 때부터 중앙집권적으로 변합니다. 진시황 이전에는 주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지방분권적인 나라였습니다.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면서 수 많은 나라(國)들을 모두 군(郡)이나 현(縣)으로 바꿉니다. 한나라 때 다시 군현제의 한계 때문인지 일부 군국제를 도입한 것으로 압니다. 그 이후로 줄곧 중국은 계속 황제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집권적인 통치형태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삼국사기 등에 표현되는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은 중앙집권적인 형태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오부제도나 백제의 22담로 등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고수전쟁(고구려 VS 수나라) 에서 고구려가 이기지만 당현종에게는 결국 패합니다. 고구려가 당에게 패한 것은 중국이 중앙집권적인 통치형태이므로 훨씬 더 많은 병력을 확보하여 쪽수로 밀어부친 최종 결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당나라의 이간책에 무너졌다거나 하는 설명도 보긴했지만, 수나라 때부터 수십만에서 100만이 넘는 대군을 동원했으니 고구려가 입은 피해 역시 상당했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쪽수로 밀어부친 여러 차례의 전쟁으로 고구려는 피폐해졌을 것이고, 그리하여 당나라의 이간책이 통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지요. 그리고, 대륙삼국설을 주장하는 분들이 보여주는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영토가 여기저기 산재하여 분포하는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합니다. 어쨌거나 송나라 이후 중국 영토가 점점 커진 것은 맞지만, 커져버린 영토에 맞추어 역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책보고TV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을 보시면 일본 게임회사 KOEI의 삼국지 게임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역사를 왜곡하는 게임이라는 설명도 합니다. 한 번씩 보셨으면 합니다.
거두절미하고 삼국연의에 표시된 거리만큼 걸어보시거나 하면, 더구나 달구지에 보급품 싣고 소와 함께 걸어보면 더욱 실감하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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