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점에 가서 도올 선생이 쓰신 대학 역주 책을 잠깐 읽어본 기억으로 쓰는 것이거든요. 어쩌다 대학이라는 책을 4번째 읽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주자가 대학의 문장 배열이 어긋나거나 빠진 것이 있다고 생각하여 보궐장 또는 보망장 이라고 하는 부분을 첨가하기도 하고 뭐 그랬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양명학이라는 학파에서는 고본대학, 즉, 주자가 차서를 정한 것이 틀렸다며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대학의 내용이 옳다고 주장한다는 내용도 알게 되었습니다.
멋모르고 살다가 어쩌다 저는 대학이라는 책을 4번째 읽고 있는데, 그 까닭이 대학이라는 책을 너무 가볍게 봤다고 해야 할까요?
30여년 전 저는 또래들보다 읽거나 쓸 수 있는 한자가 조금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후배들이 책을 읽다가 모르는 한자를 만나거나 하면 제게 묻기도 하고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후배들에게 한자의 음과 뜻을 알려주기도 하고 뭐 그러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그러다가 대학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경문이 고작 200여자 정도에 불과했고 중복되는 글자를 빼면 100여자나 되었을까요? 아주 간단한 책으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한자 100여자만 알면 대학이라는 책을 읽고 해석하는 것이 가능했으니까요. 그 속에 어떤 깊은 뜻이 있는지 모른채... ㅡ,.ㅡ
살면서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의 사서가 권장도서에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또, 사서(四書)에 관한 여러 내용을 보다 보면
순수한 광명 철리 어쩌고 저쩌고...
심오한 이야기 어쩌고 저쩌고...
뭐 그런 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무지한 놈의 눈에는 도무지 뭐가 그렇게 심오하고 광명한 철리가 있다는 것인지 진정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의 주석까지 모두 포함된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야 말 그대로 대학이라는 책에 적인 내용이 얼마나 심오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의미있는 내용을 담은 책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소위 주자(朱子)라는 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주자 성리학의 모순이 한민족의 역사 곳곳에서 보이지 않습니까.
백골징포, 황구첨정
이라는 말이 대한민국 역사에 남아 있잖아요. 성리학의 일면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본모습이라고 해야 할지... ㅡ,.ㅡ
영화 "광해"에서도 나옵니다.
쌀 한 섬 가진 이에게 쌀 한 말을 받고, 쌀 열섬을 가진 이에게 쌀 열 말을 받는 것
도 이해 못하던, 그걸 수학(數學)이라고 하겠습니까?, 소위 성리학의 모습 아닌가요? 영화 남한산성에도 나옵니다. 성을 지키던 백성들이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옷을 나눠 입히자고 했더니 옷을 나눠 줄 수 없다고 말하는 성리학의 모습도 있었고 명성황후가 치욕을 당한 것도 역시 성리학의 한 모습 아닐까요? 도무지 성리학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만 보이고 뭐 그러는 것 같습니다.
10만 양병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에서야 허구라고 짐작하게 되었지만, 어쨌거나 그 내용 역시 "율곡 이이는 성인이셨다"라면서 뒷북이나 치는 것이 성리학이기도 하고...
블로그 주인은 성리학도 모르고 양명학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 선조들이 대학을 위시한 사서와 삼경을 읽었다고 해서 무지하나마 따라 읽어보려다 의외의 상황을 알게 된 뭐 그런 것인데, 소위
성리학이라는 것은 나라를 말아먹는 학문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성리학 하다가 일본에게 개쳐발렸잖아요. ㅡ,.ㅡ
일본도 유학을 하는 학자들이 있어서 사서를 읽거나 했기는 했을텐데, 적어도 일본에는 사문난적(斯文亂賊)이라는 말이 없었던 것으로 알거든요. 학문에 뭔 사문난적?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과는 상종하지 말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선왕조 수 백년간 주자성리학이라는 책 한 권만,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교리처럼 따르던... 그리하여 일본에게 처 발리고 여기저기서 처 발리고... 뭐 그런 상황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럼에도 도올 김용옥 선생의
대학의 경전체제는 사라져야 한다
라는 주장은 반드시 옳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당장 대학이라는 책을 두 세번 밖에 읽어보지 못한 제 입장이서는 오히려 주자의 대학 해설을 따라 대학을 읽어보고서는 고본 대학도 틀리지 않다라는 것을 수긍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자가 해설한 대학이 아니라 고본대학을 먼저 읽었다면, 즉, 주자가 해설한 대학 장구본이 없었다면, 대학이라는 책을 저 자신이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 책이었을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뭣도 모르고 대학을 4번째 읽고 있는데, 블로그 주인이 생각하는 대학이라는 책은
고본대학 VS 주자본 대학은 동전의 양면
이라고 생각합니다.
현행 대학해설서가 대부분 주자본 대학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주자본 대학을 읽다가 고본 대학을 봐도
고본 대학도 말이 되네!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자가 평생을 거쳐 심혈을 들여 보망장도 덧붙이고 했지만, 보망장이 사실상 별 의미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습니다.
뭘 더 덧붙이려니, 블로그 주인도 대학이라는 책을 고작 두 세번 읽었을 뿐이므로 더 이상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대학의 경전체제가 사라져야 한다는 도올 선생의 주장에는 찬성하지 못하겠습니다.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발행되는 대학해설서는 주자의 해설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주자의 해설을 읽고 나서 고본대학(왕양명의 고본대학)을 읽어 보면 그것 역시 말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주자(朱子) 안좋아합니다. 공자가 가정맹어호라고 했거든요. 조선시대에 황구첨정 백골징포했다는 것이 역사 기록에 남아 있는데, 그게 소위 말하는 성리학이잖아요. 아니에요? 주자는 주자학을 창시하지 않았답니다. 그 추종자들이 만든 것이 주자학이고 백골징포하고 황구첨정했지요. 그게 성리학인감...ㅡ,.ㅡ
그럼에도 주자가 해석한 대학을 읽어보시길...
즉, 대학의 경전체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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