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읽기

환단고기를 읽고 나서...

참그놈 2020. 7. 24. 21:24

환단고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100년 전이라고 하지만, 요즘 같은 책의 형태로 출간된 것은 1980년 경입니다. 오랫동안 말이 참 많았던 책입니다. 지금도 그렇지요?

 

진짜다. 가짜다. 보면 안된다. 읽어야 한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제가 처음 환단고기를 읽은 것은 대충 25년 전입니다. 그때 읽은 것은 임승국님의 "한단고기"였고, 당시 그 책(한단고기)을 다 읽지도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한단고기가 담고 있는 내용들이 워낙 웅대하고 거창하여 일부만 읽었을 뿐임에도 "지금껏 속았다?" 뭐 그런 생각이 들어 격분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와는 판이하게 다르니까요.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환단고기는 진짜다 가짜다 같은 논쟁은 여전하고, 환단고기를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고민도 있나 봅니다. 인터넷 상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환단고기 믿을 수 있나요?" "읽어도 되나요?" 같은 질문들이 있으니까요. 25년쯤 전에는 부분적으로 읽은 것이었지만, 지난 20여일간 환단고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었습니다. 환단고기를 다 읽고 나서 느끼는 것은 "읽고 싶으면 그냥 읽어도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한 번 읽어 보시기를 권하겠습니다. 

 

환단고기와 관련하여 검색을 하면 온갖 찬반 논쟁의 글을 볼 수 있습니다. 각종 블로그, 까페, 웹상의 여러 단체에서 서로를 식민사학자니 환단고기빠니 뭐니 몰아세우면서 드럽게들 싸우고 있지요. 개싸움도 그런 개싸움이 없어요. 무려 몇 십년간, 그런데, "환단고기" 라는 책을 직접 읽으면 아마 그런 논쟁에서 자유로워 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환단고기를 읽으라 권하는 사람이나 읽으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모두 환단고기를 읽은 사람들입니다. 그렇겠지요?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진서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모두 환단고기를 읽어본 사람들인 것이지요. 읽어보지 않았다면 "읽으라 말어라 읽어야 한다 읽으면 안된다" 같은 말을 할 수 없지요. 안 그런가요?

 

"지들은 읽어놓고 나더러는 읽지 말라니! 왜?"

 

이런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없나요? 웃기잖아요. 저는 읽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사람들은 읽으면 안된다는 뭐 그런 뜻일까요? 시중에 이미 공간되어 있는 책입니다. 환단고기를 읽지 말라거나 읽으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 만한 독해력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어서 분별할 수 있지만, 여러분들은 무식해서 읽으면 안된다는 말일 수도 있잖습니까. 그러게, "여러분들은 투자하면 위험하니까, 투자할 돈이 있으면 제게 많기세요. 이자 잘 쳐서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이나 뭐가 달라요? 그래가지고 조희팔이 4조원 해먹었다던가?

 

한우 맛있게 구워먹고 나와서는... 니들은 한우 먹지마?

감자탕 맛있게 먹고 나와서는... 니들은 감자탕 먹지마?

 

한글 배우셨지요? 고등학교 나오셨을 거잖아요. 한글만 알면 초등학생도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초등학생이라고 생각이 없겠습니까.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독자가 할 일이지... 다만 초등학생들이나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한자 뜻 찾느라고 시간을 많이 들이겠지요. 환단고기 읽지 말라는 사람들에게 책마다 들고가서 읽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물어보고 읽어야 할까요? 조만간 서적감별사 라는 직종도 나오겠는데... ㅋ

 

 

한 가지 환단고기라는 책을 읽을 때 인터넷에 퍼져 있는 땅따먹기 관점을 배제하고, 인터넷 상에 퍼져 있는 각종 논쟁들도 무시하고, 그냥 책 내용만 따라 읽으라고 권하겠습니다. 가령, 환단고기에 대해서 우리나라 강단 역사학자들은 "말도 안되는 낭설이고, 조작, 위조된 책이다" 뭐 그런 주장을 합니다. 반면, 환단고기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분들은 "현행 우리나라의 역사는 일본이 한국인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조작, 왜곡한 것이고 환단고기가 진정한 우리 역사다"라고 주장합니다. 그 결과로 인터넷 상에 땅따먹기 논쟁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환단고기를 읽다가 지금의 중국 북경 부근에 고구려가 성을 쌓았다거나 하는 내용이 나오더라도, 인터넷을 검색해서 북경 일대를 고구려가 차지했다거나 하는 그런 내용들을 찾아보거나 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얄랑궂은 논쟁에 휘말려서 머리만 어지러워질 가능성이 농후해 질 수 있습니다. 실제 제가 직접 읽어 본 느낌을 말씀드린다면 환단고기는 땅따먹기를 조장하거나 권장하는 책이 절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책에 나오는 지명이나 인명들을 한 번 읽은 것으로 모두 기억할 수도 없었습니다. 환단고기를 읽되 역사적인 강역문제(땅넓이 문제)는 어느 정도 또는 상당부분 무시하고  읽어 보시라는 뜻입니다.

 

25년쯤 전에 환단고기(당시 임승국 한단고기)를 처음 읽었을 때, 저 역시 역자의 해설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땅따먹기의 관점으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격분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임승국 한단고기 책 표지에도 "삼천리 금수강산만이 우리의 강토가 아니다" 뭐 그런 식으로 적혀 있기도 하지요. 임승국 한단고기나 상생출판사 환단고기나 모두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이 동북공정을 했다면서 비판하는 내용들이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자칫 환단고기 본문을 읽어야 하는데 해설 쪽으로 시선이 빠질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읽어본 느낌으로는 환단고기가 땅따먹기와는 관계가 먼 책인 것 같은데 어쩌다 땅따먹기 책으로 전락하게 되었는지 의아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환단고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다 읽어보고 나서야 땅따먹기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요. 눈을 좌우에 섞인 해설이나 지도보다 본문의 흐름대로, 즉 본문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읽어 나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