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읽기

오환건국최고(吾桓建國最古) -인간 세상에서 환국이 제일 처음 생겼다

참그놈 2020. 8. 1. 07:51

환단고기 중 삼성기 상편 제일 첫문장이 吾桓建國最古인데 이 문장을 "우리 환국의 건국이 가장 오래되었다"라고 풀이 하고 있습니다. 해당 해석에서 "우리"라는 말은 '吾'를 해석한 것이고, 현재 한반도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吾를 '우리(한민족, 한국인)'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단고기를 쭉 읽어 보면 환국에는 다섯종류의 인종이 살고 있었고 그 족속은 각각 현재의 백인종 흑인종 황인종 외에 남미 등지의 갈색인종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황인종에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있고 일본인도 있습니다. 몽골인도 황인종이지요. 황인종 그 중에서 한(韓)민족만을 지칭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종을 포괄하는 고대 국가가 한(韓)민족만의 원조(元朝)국일 수는 없어 보입니다.

 

나를 뜻하는 한자는 많습니다. 我, 吾, 余, 予... 등등. 예로 든 글자 외에도 제가 아는 글자만 해도 나 또는 우리 자기 자신을 뜻하는 글자는 훨씬 더 많습니다. 사실 각 글자들의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吾를 "인간세상"에서 라고 저 스스로 해석한 것은, 같은 "나"를 뜻하는 글자임에도 吾는 사람에게 오관이 있음을 함축한 글자가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삼성기 상편 내용 중에 돌을 부딪혀 익혀먹는 방법을 가르쳤다" 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이화님 "한국사 이야기"에 현재 발견된 최초의 인류(400만년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이후로 인류는 300만년을 떠돌아 다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300만년을 먹을 것과 따뜻한 곳을 찾아 떠돌며 생활하다가 주변 환경의 주기성을 발견하고 비로소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주기성을 발견한 것이 곧 인류에게 오관(보고 듣고 냄새 맡는 등)이 있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정착생활을 하기 이전에도 이동을 하며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과 관찰의 내용들이 대를 이어 전해졌을 것입니다. 그래야 주변에서의 위험을 피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었을테니까요.

 

지금도 지진이 나거나 산사태, 해일 등이 발생하면 인간은 무력합니다. 현대처럼 난방도 없고 냉장고도 없어 식품을 저장할 수 없던 고대를 연상한다면, 또 교통 뿐만 아니라 통신 수단도 거의 없던 시절에 인간은 지금보다 자연의 위력에 한없이 약한 존재였습니다. 의료기술이나 약품에 대한 지식 역시 거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음식을 익혀먹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변혁일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육회나 생선회를 먹는 것이 아니라 핏물 뚝뚝 흐르는 생고기를 먹었다면 각종 병균들도 같이 섭취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을테니까요.

 

인간이 동물처럼 살다가 음식을 익혀먹기 시작하면서 그 방법을 전하는 집단이 생겼고 그 집단을 환국(桓國)이라고 하지 않았나 하는 겁니다. 보통의 사람들과 달리 축적된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음식을 익혀먹었다는 것은 불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말이 되는데, 요즘을 사는 우리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불을 활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으므로 직간접적으로 불의 활용법을 배우지만, 불을 사용하는 방법을 아직 알기 전이라면 사람은 불을 두려워하는 짐승과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불 외에도 각종 도구도 사용을 했겠지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불의 사용법을 획득한 것이겠지요. 이를 단지 도구의 활용이라는 차원으로만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홍익인간"이나 "재세이화" 라는 이념이 - 문헌에 적힌 것이 사실이라고 할 때 - 수천 년 전에 이미 형성되어 있기도 했으니까요.

 

이후에 나오는 삼일심법(三一心法)과 같은 종교적 의미가 있는 구절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사유가 축적된 결과이겠지만, 신시 배달이나 단군조선 이전의 환국에 대해서는 한(韓)민족 역시 세계 여러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환국의 한 갈래 또는 한 지파(?)로 그 기록이 아주 미약하게 남아 환단고기라는 책을 통해 전해졌다 뭐 그렇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맨날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만 보다가 제가 직접 환단고기를 한문 원문으로 읽고 보니 그러네요. 한 번에 불과하지만...

 

환단고기 위서 논쟁이 많지만, 저는 환단고기가 진서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위서라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진서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은 저는 역사는 고사하고 한문에조차 무지한 일반 서민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저 자신이 환단고기를 "진서(眞書)라고 주장한다면 날고 기는 학자들이 "근거를 대라!"며 개소리를 할 것입니다. 개소리 라고 한 것이 못마땅 할 수 있는데, 학자들에게는 학문적 근거나 문헉적 근거가 매우 중요하고 학자적 양심이나 자존심에 따라 자신의 학설 또는 자신이 수긍하는 선배의 학설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그러면 학자 특유의 말을 합니다. 저야 무식하니 그런 것을 그냥 개소리라고 하는 것이지요. 지들 선생은 누구보다 중요하다? 뭐 그런 뜻이거든요. 또, 위서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환단고기가 1980년대에 출판되었습니다. 요즘처럼 한문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마구 검색되는 그런 시절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이든지 환단고기 같은 위서라도 한 번 지어봐라.

 

라고 하고 싶네요. 제게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저는 환단고기 같은 위서 못만듭니다. 디지털 세상인데도 그렇습니다. 중국의 25사 외에도 숱한 문헌들이 남아 있는데, 무슨 수로 그걸 다 섭렵하고... ㅡ,.ㅡ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환단고기는 위서라고 매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묘한 위치에 있는 책이지요. 생각을 해 보세요. 지금은 사기 전문을 검색해서 "프린트(Print)" 버튼 누르면 마구 인쇄되지요? 1980년에는 사람이 손으로 다 써야 했습니다. 1980년에 컴퓨터가 없지는 않았어요. 지금 같은 컴퓨터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고 우리나라에는 그런 컴퓨터는 아마 대통령 집무실이나 안기부 차원에서만 보유하고 있었을 겁니다. 사기 전문은 고사하고 환단고기 원문만 지금 손으로 볼펜 들고 써 보시길...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주장하는 분들에게 환단고기 필사라도 한 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1980년은 컴퓨터 인쇄의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필사, 또는 활판의 시대였지요. 무슨 수로 위서를 만들어요? 위서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진정 세계 역사의 조종은 이유립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책이 너무 흔해 책의 가치나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100여년 전만해도 책은 아주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책을 외울 정도로 읽었습니다. 요즘(2020년 현재)도 대학이나 중용을 1000독 이상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18세기말 이덕무라는 분이 몇일을 굶다가 가지고 있던 책 맹자7편을 동전 200문을 받고 팔아 술과 밥을 배불리 먹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헌책을 동전 200개로 산 책장사는 다른 사람에게 그 책을 얼마에 팔까요? 그리고  책을 판 이덕무라는 분은 맹자를 가지고만 있다가 팔았을까요? 나중에 배고프면 책을 팔아 밥을 먹으려고?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 당시를 산 사람들은 책을 몽땅 외울정도로 읽었으니, 이미 다 외운 책을 반드시 보유할 필요까지는 없었을 겁니다. 몇일을 굶어 배마저 고픈 판에, 헌데 우리 선조들은 먹성도 어마어마했다더군요. 그리고 맹자만 보았을 리도 없고요. 논어, 대학, 중용, 예기 등등.

 

환단고기라는 책에 쓰인 글자(한자)를 다 합쳐야 5~6만여자 정도입니다. 중복되는 글자를 제외하면 쓰인 글자가 1만자나 될까요? 1만자는 고사하고 3000자도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세어보지 않아서 모르겠기는 합니다. 누군가 민족의 비사를 전하기 위해서 매일 들여다 보며 읽었다면 누구라도 외울 수 있는 분량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여 환단고기가 진정 위서라면 중국에 전해지는 25사뿐만 아니라 온갖 역사서적을 요리조리 다 피할 수 있을만큼 어마어마한 기억력과 분석력을 보유해야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해 보지 않으셨나요? 혹시나 그런 위서라면 그것만으로도 진정 대단한 책이 아닐까싶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환단고기 중 삼성기 상편 첫문장 吾桓建國最古를 저는 "인간 세상에서 환국이 제일 처음 생겼다"라고 해석하겠습니다. 뭐 짐승과 다름없이 살던 인류에게 문명의 시발이 되는 일이 발생했고,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집단이 형성되었다 정도... ?

 

조선시대에 수서령이 있었습니다. 대일항쟁기(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우리 민중에 남아 있던 역사서 수십 만원을 불태우고 일부는 뺏어갔지요. 국사편찬 위원회? 거기 헌책방이에요. 아직도 해석은 고사하고 책만 그득히 쌓아놓고 매입만 하는 특이한 헌책방이지요. ㅋ

 

해방이 되고 625가 터집니다. 폐허가 된 세상에서 누군가 환단고기를, 중국과 수교한 상태도 아니었을텐데?, 혼자서 몇 십년간 지키고 있다가 공개한 겁니다. 1980년 이전은 컴퓨터 인쇄의 시대가 아니었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아신다면, "환단고기가 위서라는 개소리는 절대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한문 책 어느 것이라도 한 권 들고 필사해 보시길... 천자문, 사자소학 그런 것 말고 환단고기에 적힌 글자가 한 5~6만자 되니 그에 상응하는 책으로...

 

문헌근거? 뭐 그런 거 몰라도 시대적 상황만 이해해도 위서니 뭐니 하는 소리를 할 수 없을텐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