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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秦) 유민과 한(漢) 망명자들은 한족(漢族)이었을까?

참그놈 2020. 8. 30. 19:33

우리나라 고대사와 관련한 책들을 읽어보면 진(秦)유민과 한(漢)의 망명객들이 한반도 쪽으로 이주해 왔다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 한반도 방향으로 이주해 온 진(秦)유민과 한(漢)의 망명객들은 한족(漢族)이었을까요? 아래 URL은 제가 쓴 포스트 중에 하나인데, 당시에 한반도 방향으로 이주해 온 이주민들은 어쩌면 동이족(東夷族)이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http://blog.daum.net/gnomecharm/8387673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현재의 요하와 압록강 사이에서 발달한 청동기 제조 기술을 알 수 있는 유물들이 많이 발굴되지만 한강(현재 서울) 이남이나 우리나라 동부해안을 따라서는 유사한 유물이 발굴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박혁거세를 설명하면서 6개 마을을 형성하고 살고 있던 사람들이 조선의 유민이라고 하지요.

 

중국의 역사가들은 자국의 관점으로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즉, 만주나 중국의 하북 섬서 등에서 거주하던 종족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진(秦)의 유민이지만 한국사의 관점으로는 동이족(東夷族)으로 봐야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진(秦)이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였지만 얼마 못가서 망했습니다. 그러므로 실제 군현제를 도입하여 중앙집권적 국가체제를 유지하기 시작한 것은 한(漢)나라 이후라고 봐야 할 겁니다. 한(漢)나라 이전에 중국에 주(周)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왕조가 있었지만 여러 친척이나 신하들을 제후로 봉하여 유지하던 체제였습니다. 따라서 주나라와 주나라의 제후국과 봉국 이외에 중국 각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여러 종족들 모두는 한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냥 자신들의 종족이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춘추전국시대 중국 지역에 살고 있던 종족들은 한(漢)나라 이후 형성된 중앙집권화된 국가체제 하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종족 자체의 개성, 즉 자신들은 "어떤 족속"이며 - 중국에서 자국 주변의 이민족들을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이라고 구분했지만 옛날 사료를 인용하는 내용들을 보면 정확하게 해당 방향에 지정된 그런 족속들만 사는 것은 아니더군요. - 그 유래가 한반도나 만주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한반도로 이주해 왔다는 것은 한반도 지역에 대한 모종의 지리적 정보 등이 있었기 때문일테니까요.  한편, 전쟁이라는 난리때문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쨌건 피하자 싶어 한반도 방향으로 이주해 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