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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 논쟁을 비밀리에 개최한다

참그놈 2021. 11. 2. 16:46

가야사가 요즘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일개 평범한 서민이고 유튜브에 업로드 되는 영상들을 통해서 가야사에 대한 문제와 또 그런 논쟁이 비밀리에(?) 개최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그 논쟁의 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하지 못하겠습니다.

 

우리는 6가야를 배웠습니다. 구체적인 명칭들은 몰라도 그냥 6가야라는 것만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일본서기를 기준으로 하면 가야가 7개도 되었다가 10개도 되었다가 12개도 되었다가 뭐 불규칙적이라고 합니다. 가야 7국이나 가야 10국, 가야 12국 뭐 그런 식으로 일본서기에는 적혀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전승되는 가야사가 삼국유사 가락국기 외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아는데 아무리 우리에게 전해지는 가야에 관한 역사문헌이 빈약하다고 일본서기를 끌어들여서 설명하는 이유는 뭡니까? 대한민국과 일본이 별개의 독립국이고 자주국이 아니라 고대부터 하나의 나라였다는 뜻입니까? 기미 독립선언서를 만들고 낭독하신 분들이 지하에서 눈에 불을 켜고 벌떡 일어설 일 아닌가요?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자주국임과 독립국임을 만 천하에... (고등학교 다닐 때는 외웠었는데, 세월이...  ㅡ,.ㅡ )

 

https://www.youtube.com/watch?v=Y82khgzgTpY&list=TLPQMDIxMTIwMjHP4vhd08cWIw&index=4 

 

가야 7국? 가야 10국, 가야 12국....?

 

뭐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가야는 6국이라야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7국 이상을 넘어가면 안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까닭은 삼국사기를 근거로 합니다. 물론 이는 일개 서민의 뇌피셜입니다.

 

삼국사기를 읽어보면 마한의 왕을 대왕이라 칭합니다. 그리고 신라는 조선의 유민 6개 부락이 모여 살다가 혁거세를 왕으로 추대합니다. 가야 역시 금관가야의 김수로왕이 6가야의 왕이었고 맹주였습니다. 두 사례를 비교해 보면 고대에 우리 선조들은 6개 지역을 통괄하는 이를 왕으로 추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라에서는 촌장이라고 했는지 또 가야에서는 아도간, 무슨 간 이러면서 간(干)이 촌장 노릇을 했는지 모르긴 합니다만, 김수로왕은 6가야를 아우르는(연맹) 왕이 됩니다. 그리고 마한이라는 대왕이 있었지요.

 

왕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신라는 거서간이라고 했고 가야는 김수로왕이 즉위한 초기부터 왕이라고 했는지 아니면 신라의 경우처럼 00간 이라는 이름이 있었는지 모르긴 합니다. 하지만 김수로왕의 건국년대는 혁거세보다 100여년이 늦습니다. 김수로왕이 만약이지만 북방에서 이주해 온 지배세력이라고 한다면 북방에서는 거서간이나 기타 최고통수권자를 칭하는 사투리 보다는 왕이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한 호칭이었을 수 있습니다.

 

김유신이 가야의 후예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투후 김일제의 후손이라고 묘비명에 적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문무왕의 비문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고 하더군요. 투후 김일제의 선조가 소호금천씨라고 합니다. 북방에서 이주해 왔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왕이라는 호칭을 더욱 친숙하게 사용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신라가 조선의 유민 6부락을 아울러 혁거세를 지도자로 추존했고 가야 역시 6가야 연맹이었습니다. 마한은 대왕이었고. 즉, 고대 한반도의 위계규칙에서 6개의 공동체를 아우르면 별도의 호칭을 가질 수 있는 규칙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뭐, 백제는 진작에 황기(노란색)를 쓰고 대왕이 있던 마한까지 장악을 하고 뭐 그랬다니까 규칙에서 어긋났다고 해야 할지... 또, 가야나 신라 외에 우리에게 전해지는 역사서가 너무 빈약하므로 6개 마을이나 공동체를 아우르면 왕또는 거서간 같은 별도의 칭호를 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대를 기준으로 봐도 대통령이 장관이나 차관 등을 두지 않고 전국의 동장이나 면장, 이장들을 직접 관할하지 않습니다. 장관 차관 이하로 도지사, 시장 등이 또 있지요? 즉, 고대 역사를 설명하면서 78개의 소국이 있었다고 하는데 마한의 대왕이 그 78개의 소국을 일일이 다 관리했을까요?

 

6개 소국을 통합할 수 있으면 왕으로 부르던 거서간이라 부르던 대왕(大王)의 아래에 종속된 왕 또는 거서간이라는 하부 수장들이 있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라에서는 조선 유민 6개 부락을 통합했고, 가야는 6개 가야가 연맹한 사례로 그런 추측을 해 본 것이지요. 고대 우리 역사가 78개의 소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고 하지만 삼국사기에 대왕(大王)이라는 칭호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백제본기에 백제가 천도(도읍을 옮김)를 하는 과정에서 마한의 대왕에게 그 의사를 밝히고 가부를 물었다는 기록 등을 보면 그런 조직적인 위계가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령, 우리나라에서는 야인시대나 무풍지대 같은 대일항쟁기 김두한 시라소니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제작되었는데, 김두한 큰형님이 그래 똘마니들만 수두룩하게 직접 관리를 했을까요? 그럴거면 큰형님 이라는 말도 어불성설이지요. 큰형님이 있으면 형님도 있다는 말이 되니까요. 하다못해 주먹패를 이룬 사람들도 형님과 큰형님이라는 위계가 있었는데 국가 단위에 그런 위계가 없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 아닌가요? 78개 소국을 다스리는 대왕(大王)? 그렇다면 그 중간에 왕도 있었다는 말이며, 왕이라고 불리기 위해서 6개 부락, 또는 공동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므로 일본서기에 오는 가야 7국이나 가야 12국은 마한의 대왕(大王)이 통치하던 규칙, 더 나아가 단군 조선이 통치하던 규칙을 알지 못했다는 말이 됩니다.

 

김석형 박사가 삼한삼국 일본열도 분국설을 주장했는데, 일본열도는 고대로부터 한반도에서 일본열도로 이주해 간 이주민들의 소국이 많았던 것인데, 당시 한반도에서처럼 단군조선의 통제를 받지 않았던 지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6개 마을이나 공동체를 아우르면 왕이나 거서간 등 별도의 통합 군주를 칭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니 가야 7국, 10국, 12국이니 하는 말을 하는 것이지요.

 

뒤늦게 우리 역사가 왜곡되어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지고 있다는 비판을 알게 된 이후 몇 권 책을 읽어보고서는 저는 위와 같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자신이 혹시 역사를 전공했으면, 최소한 역사를 꾸준히 읽었더라면, 어쩌면 보지 못했을 관점이기도 합니다.

 

결론은,

마한은 대왕(大王)이었다.

대왕(大王) 아래에 딸린 왕도 있었다. 왕이라 부르던 거서간이라 부르던...

왕이 되려면 6개 공동체 또는 마을을 아울러야 한다.

가야 7국, 가야 10국, 가야 12국은 고조선(古朝鮮)의 직제, 또는 위계를 모르는 자들의 주장이다.

 

단점은, 우리 역사에 관한 전승 문헌이 빈약하므로 6개 고을을 아우를 자를 왕이라 하여 마한을 대왕(大王)으로 섬기는 그런 위계가 있었는지 실증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