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천자문

천자문에 대한 현대의 시각...?

참그놈 2023. 3. 10. 11:52

천자문 한문 주해를 다 포스트 했는데, 그러고나서도 천자문 주해를 다시 읽어보고 그럽니다. 제가 천자문 해설서를 처음 구입한 것이 1993년 1월 9일입니다. 책에 그렇게 적혀 있네요. 책을 사면 구입한 날짜나 그 날 겪었던 일, 또는 기억나는 것을 적는 버릇이 있습니다. 지금이 2023년 3월 10일이니 30여년 되었나요?

 

천자문 해설서를 구입할 때, 그냥 한자 1000자를 학습하기 위한 기초학습서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천자문 책을 펴고 해설을 읽어보면서 당황했지요. 상당히 넓고 깊은 생각을 담고 있었으니까요. 저 자신이 한문 학습을 저 스스로 하려 했던 것은 여유당전서나 산림경제, 성호사설 등 우리 선조들이 남긴 글들을 한문 원문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천자문에서 자빠졌지요. ㅡ,.ㅡ

 

천자문 떼고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떼고, 그 다음 시경 서경 역경 떼고... 우리 선조들이 남긴 글을 한문 원문으로 직접 읽어보겠답시고... 그러니, 한문에 대해서도 모르고 한학은 더더욱 모르고, 커리큘럼 그런 것도 모르고, 아무 것도 모른 채 덤볐다가 천자문에서부터 자빠진 것이었지요.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나라에서 대동천자문도 지어졌고 그 이전에 다산 정약용이 아학편을 만들어 한자 교육을 위해 책을 지은 것도 알게 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나, 저는 주흥사 천자문을 먼저 익히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산 선생의 노력을 무시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학편에는 세계관이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협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맹(孔孟)을 말하니까요. 생각해 보세요. 공자가 맹자가 자신들이 유교의 조종으로 추앙받기를 바랐겠습니까. 아니지 않겠습니까. 공자가 뭘 했던 늙은인지 맹자가 뭘 하던 노인이지 그런 것은 몰라도 삼강오륜이 당연하게 행해지는 사회를 바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나 공맹정주(孔孟程朱)...

 

도는 행해지지 않을 것이로다!

 

라고 했다지요. 공자가...

 

고기를 잡았으면 그물은 잊으라고 했는데, 맨날 고기 잡아야 하답시고 그물 이야기만 수천 년을 이어온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하지만 주흥사 천자문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통시적인 세계가 들어있지요. 공자도 맹자도 천자문에 없답니다. 노자나 장자? 그런 노인들도 없어요. 지과필개 하고 망담피단 하라거나 신사가복하고 기욕난량 하라거나 덕건명립하고 형단표정 하라거나 하는 그런 구절들은 있습니다. 그런 내용들은 공자나 맹자 아니라 노자나 장자, 묵자, 열자 등등이 모두 공통으로 한 말일 것입니다. 천자문과 함께 아학편을 함께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제가 쓰는 포스트에 천자문은 중국 역사에 끼워맞출 필요없다는 내용이 있는데, 반드시 중국역사에 한정해서 천자문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조민벌죄 주발은탕 이라는 구는 은나라 마지막 왕인 주(紂)를 주 무왕이 치고 주나라를 세웠다는 식으로 해설합니다. 중국 역사에 끼워맞추면 말 됩니다. 그러나, 보편적인 상황에서도 통용이 가능합니다. 성군이 나면 주발은탕(周發殷湯) 하지 않겠습니까. 중국 역사를 제외하면, 주발은탕(周發殷湯)은 곳곳에서(周) 일어나서(發) 성하게(殷) 되고 끓기까지(湯)한다로 뜻을 풀 수 있습니다. 나라가 태평성대면 넉넉함이 성하게 일어날 것이고, 나라가 폭군으로 인해 어지러우면 혁명의 기운이 곳곳에서 일어나겠지요. 조민벌죄(弔民伐罪)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치자의 덕목이었습니다. 반드시 중국역사에 한정해서 끼워맞춰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제가 쓴 천자문 주해에는 기존 중국 역사에 끼워맞춰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 몇몇 구는 나름의 해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천자문에서 자빠진 것 때문에 최근 천자문에 대해서 검색을 자주 하고 그러는데, 오늘도 역시 천자문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가 나무위키에 적힌 천자문에 대한 설명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래 문서를 읽어 보시면, 2.1 비판 항목에서 "천자문이 현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좋은 한자 학습 교재가 아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천자문 보다 다른 책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거기다 한자급수까지 언급하고 있네요. 한자급수 그걸 뭣하러 따요? 한자급수 특급 따지 말고 천자문 한 권 외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천자문에 위어조자 네 글자 외에는 어조사가 없다는 언급도 있는데, 그럴리가요. 천자문에 표시되어 있는 허사(虛辭)가 언재호야 외에도 더 있답니다.

 

 

https://namu.wiki/w/%EC%B2%9C%EC%9E%90%EB%AC%B8

 

천자문 - 나무위키

겹치는 글자가 있어 1천 자가 아니라는 루머가 있다. '여러분이 몰랐던 상식'이라면서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결론부터 말해 겹치는 글자 없이 정확히 1천 자가

namu.wiki

 

 

제가 쓴 다른 포스트에 저는 한자 급수 시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적은 것이 몇 개 있습니다. 그러나, 저 따위가 무슨 힘이 있다고... 아이들 바보 만들기 좋은 것이 한자급수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자 학습을 하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고, 익힌 한자와 연관이 있는 한문고전을 반드시 한 두권은 함께 읽으라고 권하는 내용을 썼습니다.

 

예전에 제가 보카(Vocabulary) 공부한 이야기 해 드려요? 겨울방학 두어달 동안 진짜 맹렬히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거로 김정기 선생의 거로 VOCA, 700여쪽에 달하는, 그 책을 하루 열다섯 시간 또는 그 이상씩 두어달을,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외웠던 적이 있습니다. 제 머리 속에 그 영어단어들이 남아있을까요? 그게 30년 전입니다. 두어달 맹렬히 VOCA 공부를 했더니 6개월간은 단어 뜻과 책 속 일부 예문까지 기억났던 것 같네요. 그리고 당시 제가 공부하던 학과의 일부 원서는 읽으면서 해석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잠깐동안 하기도 했습니다. 직독직해라고 하지요. ㅋ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사라지더군요. ㅡ,.ㅡ

 

한자 급수 그거 따서 뭘해요?

한 번 물어보십시다. 검사되고 싶으면 졸라 열심히 하면 되고... 단, 법전(法典)을 항상 끼고 다니면서 읽어야지요. 한자 사범까지 딴 청소년이 있다면, 20세 이하인데 한자급수 사범을 취득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겁니다, 반드시 법전을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읽으라고 권하고 싶네요. 읽지 않아도 들고라도 다니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한자 급수는 고전과 상관관계가 머니까요. 간체자 그런 거 외우지 말고... 하긴, 사범까지 따면 간체자의 모습도 보일 것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3급 이상을 따면 반드시 법전을 읽으시길...

 

한자 급수 3급 이상이면 대한민국 법전을 읽으라.

 

다산 정약용이 한글을 연구하고 저술한 책은 없나요?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저술가라고 하시더만, 정작은 한글은 외면하신 것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라는 책을 오래 전에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겐 지금도 좋은 책으로 기억되는 책인데, 서늘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저 자신이 다산 선생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초학서에 대한 관점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인데, 아학편을 저술한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천자문을 비판한 것은 다산 선생 최대의 실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천자문에 중국사가 어딨어요? ㅋ

중국사는 무엇을 중국사라고 합니까?

중국인들은 왜 한고조 유방을 그렇게나 좋아할까요?

 

천자문에 적힌 내용들은 시대적으로 중국 한(漢)나라 이하로 내려오는 내용이 제가 알기로는 거의 없습니다. 반면, 중국인들은 한고조 유방을 자신들의 종주로 인식한다고 하더군요.

 

어라? 내용 대부분이 한나라 이전 이야기인데?

 

 

나무위키에서 천자문 관련 문서를 읽다가 "지랄 옘병할 내용을 적어놨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포스트도 쓰고 그럽니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나무위키의 천자문 관련 내용을 전면 비난하거나 비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대를 사는, 또 태어날 우리 아이들은 아무래도 한자나 한문과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는데, 천자문에 대한 시대적 인식을 설명하면서도

 

한자 학습의 필요나 상황이 현대의 환경과 다르다

 

고 적은 것에 사람들은 주의가 먼저 쏠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천자문이 시대적으로 얼마나 중시되었느냐는 생각지 못하고 그저 천자문은 볼 필요없다는 쪽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지랄 옘병하는 내용"이라고 하는 겁니다.

 

 

각설하고...

한문과 고전 역사에 관심이 있으면, 한자 급수를 따더라도 반드시 한문 고전 한 두권을 애독하시고

나무위키에서 현대의 한자나 한문이 예전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한문을 무시하고 싶은 분들은 반드시 대한민국 법전을 휴대하고 읽으시길...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한자어들은 일본이 들여온 겁니다. 일본도 일본 나름으로 고전을 인용해서 근대적 문물을 한자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 많이 했지요. 그런 노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데, 각설하고 대한민국 법전에 일본이 만든 한자어들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은 법전(法典)을 모르는 놈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혹시 검사(檢査)되시거든... 영감 소리 듣는다고 50억 클럽에 가입하려 하지 않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