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천자문

해동 천자문 008. 열전분성 해씨부루(列戰分城 解氏夫餘)

참그놈 2023. 3. 16. 09:18

해동 천자문 여덟번째 구입니다. 우리나라의 열국시대를 기록했네요. 우리나라에 열국시대가 있었다니 이상하신가요? 하긴 그런 구분을 가르치지도 않고 배운 기억도 없는 것 같습니다.

 

列戰分城 解氏夫餘

 

제가 배운 우리나라 역사는

 

한사군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

 

으로 배웠습니다. 너무 오래 전이라 발해에 대해서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웠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아마 안배운 것으로 기억하는데, 7차 국사교과서 또는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발해(대진)지도는 중국 당나라와 같은 색깔로 영토표시를 해 놨습니다. 잠정적으로 우리나라 역사가 아니라고 표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앞부분 조금 읽어본 적이 있는데, 세계사를 설명하면서 영국사를 먼저 설명합니다. 영국인이 썼으니 영국이 중요하지 않았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삼국시대에 신라가 당나라와 연합하여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게 되는데, 그리하여 어쩌면 우리는 신라나 영남 중심의 역사가 지금껏 기술되고 있는지도 모르긴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살면서 발해를 포함하여 "남북국시대" 라고 명명하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기도 했지요. 그리고 나중에 역사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 중에 "열국시대"라는 기간도 있었습니다. 그런 설명을 듣고 보니 납득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우리나라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꼽아보면

 

환웅천왕의 신시 - 단군조선 - 열국시대 - 삼국시대(가야) - 남북국시대 - 고려 - 조선 - 대한민국

 

이 되네요. 다만, 우리나라에는 열국시대 뿐만 아니라 고대 역사서가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문헌적인 규명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역사서나 기타 곳곳에 파편적인 기록만 남아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도 해동 천자문에는 해씨부루(解氏夫餘)라는 구를 넣어서 북부여를 상기시키고 있는데, 학교 다닐 때 북부여라는 말은 도통 들어본 기억도 없는 것 같네요. 하지만, 그 앞 구인 열전분성(列戰分城)은 조금 이해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전쟁의 분란은 현재의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니까요.

 

아시다시피 중국에는 춘추전국시대라는 기간이 있었습니다. 대략 550년 정도가 됩니다. 그 와중에 여러 유민이 발생하여 동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발생한 장기간의 전쟁의 여파로 우리 고대 역사에 전쟁이라는 불똥이 튄 것이지 고대 우리 민족간에 피칠갑을 해 가면서 먼저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 초패왕 항우가 40만명을 생매장 하기도 했다지 않습니까. 그 외에도 얼마나 죽었겠습니까. 춘추전국시대에 대한 내용이 설명되어 있는 책도 있다던데, 나라가 농사나 장사 등 산업으로 부를 일으키려 하지 않고 전쟁으로 뺏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합니다. 물론 제자백가 어느 책인지 모르지만, 그걸 잘하는 짓이라고 칭찬한 것이 아니라 그러면 안된다고 비판한 것이지만요.

 

대학이든 논어든 유학(儒學)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 요순을 비롯하여 주문왕 무왕 등등 성군이 고대에 있어서 지금까지도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서 설명하고 그러는데, 춘추전국시대에 농사나 장사가 아니라 전쟁으로 남의 나라를 침공하여 뺏는 것을 더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니, 중국 전역이 고대에는 도척의 나라가 된 것이지요. 중국이 춘추전국이라는 난리를 무려 550여년이나 겪는 바람에 그 불똥이 고대 우리 민족에게까지 튀는 바람에 열전분성(列戰分城)하게 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나 합니다. 도척들을 방비하기 위해서?

 

중국 삼국시대가 끝나고 사마씨의 진(晉)나라가 들어섭니다. 진서에서부터 우리 역사를 70여개 소국이 모여 있는 나라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몇 권 역사 관련 책을 읽어 본 이후 제가 생각하는 고대 우리나라는 연방공동체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중국처러 황제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체제가 아니었다는 말이지요. 이는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를 읽어보셔도 짐작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일식기록이 각각 적혀있지요? 중국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 아니겠습니까. 천문은 황제의 것이거든요. 천문이라는 영화에서 천문관측기구 다 부서지는 것 보셨지요?

 

우리가 배운 역사대로 신라가 경상도에 있었고 백제가 전라도에 있었다고 하면, 두 나라의 천문기록은 일치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리적으로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요. 하지만, 백제와 신라의 천문관측 기록은 서로 다르기도 하답니다. 신기한 일 아니겠어요? 뉴욕에서 보는 천문현상과 캘리포니아에서 보이는 천문현상이 다를 수는 있는데, 경주에서 보이는 별이 광주 쯤에서는 안보였을까요? 신라와 백제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데? 기록된 천문관측 내용은 서로 다르다...  고구려는 그나마 백두산 밖에 도읍을 정한 적도 있고 위도 차이가 나지만 신라와 백제 수도는 위도 차이도 별로 없잖아요.

 

 

쓰다 보니 춘추전국시대를 도척(盜跖)시대라고 써버렸네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