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 천자문 열한번째 구입니다. 신라시조 박혁거세를 말하고 있네요.
赫世斯盧 可汗勃興
재밌는 것이 해동 천자문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순으로 적었는데(9. 沃沮濊貊 雛加句黎 10. 樂浪帶方 溫祚百濟),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에는 신라 고구려 백제의 순으로 건국됩니다. BC57, BC37, BC18년 뭐 그렇거든요. 실제로는 고구려가 그 보다 200년 전부터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런데, 그런 내용을 해동 천자문에서는 인정을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옛날에는 나라가 언제 개국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기도 했나 봅니다. 누가 형이고 아우냐? 같은 그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역사가 반만년이라는데, 일본 역사는 2600년 정도 된다고 하거든요. 우리나라 역사를 일본이 많이 뜯어고쳤다는데, 그리하여 단군은 신화고 한사군으로부터 우리나라 역사가 시작되면, 우리나라 역사는 대략 2000년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거기서 또 한 400년 정도를 깎아먹습니다. 그러면 1500년 정도가 되지요. 그런 식으로 아직까지도 나라가 언제 세워졌는지 여전히 따지는 그런 관례? 같은 것이 있나 봅니다.
어쩌다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를 원문으로 한 번 읽어보기는 했거든요. 그러다 생각한 것이 고구려 백제 신라의 건국자들을 모두 시조(始祖)라고 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시조(始祖)라고 썼을까? 하는 그런 의문도 들고 그랬습니다. 나라를 건국한 임금은 태조(太祖) 또는 고조(高祖) 등으로 쓰지 않습니까. 그것도 중국의 어떤 간섭을 의식한 것이었을까요?
고구려본기나 신라본기 등을 읽어보면 특정 시기에 중국에 조공갔다는 기록이 많이 나옵니다. 뻑하면 조공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것이 조선시대에 명나라 사신들이 오면 우리 역사책과 중국 역사책과 비교하면서 왜 빠졌냐? 그러면서 다시 쓰고 뭐 그래서 그런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옛날에는 역사책이 요즘처럼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그냥 역사서적이 아니었다는 말이지요. 더구나 옛날에는 황제, 왕, 공후백자남, 공경대부, 상사중사상사 뭐 그렇게 상하구분이 엄격했잖아요. 그런 것이 반영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고, 가한발흥(可汗勃興)이라고 적혀 있는데, 삼국사(삼국사기)에 보시면 초기에 신라에는 조선의 유민들이 모여살다가 혁거세를 왕(거서간)으로 추대하고 성장하기 시작하는데, 호공이 등장하면서 마한왕과 갈등을 빚는 내용이 나옵니다. 신라 역시 마한이 통솔한 可汗 중의 하나였다는 설명인 듯합니다. 어쨌거나 신라가 계속 성장하는데, 신라만 가한(可汗)이었던 것은 아니었겠지요. 백제, 6가야 등등 곳곳에 가한(可汗)들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러니 해동 천자문 11번째 구인
赫世斯盧 可汗勃興
에서 가한발흥 부분을 신라의 성장 만으로 이해하시기보다는 "동아시아 전국시대(戰國時代)"로 이해할 필요가 있지는 않나 싶습니다. 고구려와 수나라 당나라 등이 싸워서 결판이 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도 삼국시대, 중국에도 삼국시대 및 오호십육국 시대 라는 난세라고 할 수 있을지... 뭐 그런 시대였거든요. 무려 700여년 동안 동아시아는 혼란한 세상이었다는 뜻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전 구였던 8 열전분성 해씨부여(列戰分城 解氏夫餘)에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불똥이 동아시아로까지 번진 이야기 적은 것 같네요.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를 읽어 보시면 이해 안되는 내용이 여럿 있습니다. 말 8000필이나 10000만필을 말하는 경우도 있고, - 경상도 땅에서 말 8000~10000필? - 거기다 상으로 주는 곡식의 양도 적지 않았고, 경상도에서 그 만한 곡식이 매년 생산된 것인지 - 전쟁이 진행되는 곳에서 편안히 농사 지을 수 있게요? - 거기다 자단목 같은 나무도 나오는데, 자단목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가 아닌 것으로 압니다. 그거 중국 남부에서 자라는, 그리고 몹시 비싼 나무로 알고 있거든요. 신라는 골품제였는데, 골품이 높으면 자단목을 써도 되고 뭐 그렇게 적혀 있답니다. 어쨌거나 이해 안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런데, 직접 읽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요. 국사 선생님들이 그런 거 안가르쳐 주거든요. 짬 나면 한 번씩 직접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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