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천자문 160

천자문, 삼천대천세계의 일찰...

천자문을 처음 읽어보려 한 것이 30여년 전입니다. 단순히 글자 1000자를 모아 놓은 한자학습서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펴보고서는 성경 창세기와 내용이 겹치는 듯도 하면서 그저 글자 1000자를 익히기 위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에는 한단고기 열풍이 불던 시기이기도 하고 그래서 기존 천자문에 대한 해설보다는 다른 해설도 간혹 있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한문도 모르고 한자조차 잘 알지 못하던 때에 천자문을 이래저래 나름으로 읽어보다가 천자문은 단순히 중국 역사를 기록하여 만든 책이 아니다!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 곤란하지요. 확신이 있었다는 말은 더더욱 하기 힘들고... 근거를 대야 할 테니까요. 어쨌거나 제가 천자문을 나름으로 읽어보고 느낀 것은 주..

해동천자문 017. 서옥유숙 폐백귀부(壻屋留宿 幣帛歸婦)

해동 천자문 열일곱째 구입니다. 壻屋留宿 幣帛歸婦 옛날의 혼인제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네요. 옛날 국사시간에 배울 때에는 나라마다 데릴사위, 민며느리 제도 등으로 배운 기억이 있는데, 위 구는 데릴사위만 설명하고 있나 봅니다. 성경에 나오는 야곱에 관한 내용이 연상되네요.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고대 유대인들에게는 장자에게 축복하는 예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에서는 장남이고 야곱은 차남인데, 이삭이 늙어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이용하여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도둑질 하지요. 그러고서는 외가로 도망갑니다. 거기서 몇 년을 일하는지 모르지만, 거기서 결혼을 두 번 합니다. 야곱이 일을 잘했나 보더라고요. 그러니 일 잘하는 일꾼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는지 야곱이 원하는 여자가 아니라 첫번째로 다른 여자와 혼..

해동천자문 016. 우체소흔 길흉조복(牛蹄燒痕 吉凶兆卜)

해동 천자문 열여섯번째 구입니다. 소 발굽을 불에 지져서 난 흔적으로 길흉을 점쳤다네요. 牛蹄燒痕 吉凶兆卜 사실은 고대 우리 민족의 점복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갑골이라고 해서 중국에서는 거북 껍질과 소의 어깨뼈 등에 역시 불을 질러서 갈라졌는지 아닌지 등으로 길흉을 점쳤다고 합니다. 극히 소량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갑골과 글자도 있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어쨌거나 갑골로 점을 치다가 주역이 보편화 되었는지 갈대로 점을 치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갑골문 덕분에 전설로 여기던 은나라 역사가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답니다. 미국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자 곳곳에서 걱정하는 내용들이 경제나 투자관련 영상에서 나왔었습니다.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올랐다 떨어졌다 하면서..

해동 천자문 015. 년중일월 단석기축(年中日月 旦夕祈祝)

해동 천자문 열다섯번째 구입니다. 年中日月 旦夕祈祝 하늘에 수 많은 별들이 있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해와 달일 것입니다. 그리고 해와 달이 도는 것을 관찰하여 역법을 만들기도 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지금도 아시아에서는 음력설을 쇠고 있기도 하고요. 旦은 새해 첫날을 가리킵니다. 음력 1월 1일이지요. 그리고 추석은 음력 8월 15일인데, 음력 정월이 지나면서 농사준비를 하나요? 설이 양력 1월에 드는 경우도 있지만 2월에 드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이전 구인 기려쾌렵 뢰경오곡과 비교하면 확실히 농경이 자리를 잡은 느낌이 드는 구네요. 한가지, 해동천자문이나 대동천자문 같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천자문이 있는가 하면, 보통은 주흥사 천자문이 천자문을 대표한다고 해야 할까? 뭐 그..

해동천자문 014. 기려쾌렵 뢰경오곡(騎驪快獵 耒耕五穀)

해동 천자문 열 네번째 구입니다. 말타고 사냥도 하고 오곡을 경작했다고 적혀 있네요. 騎驪快獵 耒耕五穀 역사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거나 하지 않아서 그런지 갑자기 말문이 탁 막히네요. 어쩌다 우리나라 역사를 대강이라도 알아야겠다고 책 몇 권 샀더니 땅따먹기 하는 내용이 많기도 하고... ㅋ 지금도 땅따먹기는 계속 하고 있다나 보더라고요. 해동 천자문 다른 포스트에도 썼지만 가야사 특별전 전시하면서 일본서기로 설명하는 내용을 붙이고 그랬다지 않습니까. 옛날처럼 창이나 칼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역사지식으로 땅따먹기를 한다는 것이 다르지요. 누군가 2019년에 개최된 가야 특별전을 보고 일본서기를 인용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면 일반 서민들이 그런 내용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잖습니까. 문제는 우리 국사교과서는..

해동 천자문 013. 수로알지 중조이각(首露閼智 衆祖異各)

해동 천자문 열 세번째 구입니다. 김수로왕과 김알지를 말하고 있네요. 首露閼智 衆祖異各 김수로 왕과 허황후에 대한 그리고 김알지에 대한 내용은 모르는 분이 안계실 겁니다. 김알지는 경주 김씨의 시조가 됩니다. 김수로 왕은 김해 김씨의 시조가 되지요. 허황후는 김해 허씨의 시조이기도 합니다. (사실은 허씨의 본관이 김해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이 부분은 좀 신기하지 않나요? 자녀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각각 이어받았으니까요. 보통은 부계 성씨를 따르지 않습니까. 신라본기 1권을 보시면 박혁거세와 알영을 두 성인(二聖)이라고 칭송하는 기사가 있습니다. 그런 내용은 우리나라 역사서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가야 역시 김수로왕과 허황후를 두 성인(二聖)이..

해동 천자문 012. 별읍소도 맹고예풍(別邑蘇塗 盟鼓禮風)

해동 천자문 열두번째 구입니다. 소도와 제천행사에 대해서 나오네요. 別邑蘇塗 盟鼓禮風 소도(蘇塗)라는 별개의 마을을 두어 죄인이 소도로 도망하는 경우라면, 그런 경우에도 잡아가지 못했다는 내용을 옛날에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 만큼 신성한 곳으로 여겼다는 뜻이겠지요. 솟대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가느다란 나무를 세우고 그 위에 새를 앉혀서 솟대라고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 고대의 사유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솟대도 소도와 일정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뒤에 나오는 제천행사는 부여의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이 있다고 배운 기억은 있는데, 제천행사를 어떻게 하는지 뭐 그런 것은 도무지 들어본 기억이 없네요. 또, 위 구가 혁세사로라는 해동 천자문 11번째구 보다 나중에 나오는 것도 ..

해동 천자문 011. 혁세사로 가한발흥(赫世斯盧 可汗勃興)

해동 천자문 열한번째 구입니다. 신라시조 박혁거세를 말하고 있네요. 赫世斯盧 可汗勃興 재밌는 것이 해동 천자문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순으로 적었는데(9. 沃沮濊貊 雛加句黎 10. 樂浪帶方 溫祚百濟), 김부식의 삼국사(삼국사기)에는 신라 고구려 백제의 순으로 건국됩니다. BC57, BC37, BC18년 뭐 그렇거든요. 실제로는 고구려가 그 보다 200년 전부터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런데, 그런 내용을 해동 천자문에서는 인정을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옛날에는 나라가 언제 개국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기도 했나 봅니다. 누가 형이고 아우냐? 같은 그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역사가 반만년이라는데, 일본 역사는 2600년 정도 된다고 하거든요. 우리나라 역사를 일본이 많이 뜯어고쳤..

해동 천자문 010. 낙랑대방 온조백제(樂浪帶方 溫祚百濟)

해동 천자문 열번째 구입니다. 낙랑 대방이 나오네요. 그리고 백제가 나오고... 樂浪帶方 溫祚百濟 해동 천자문을 지은 분은 낙랑군이나 대방군이 어디에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는 낙랑군이 현재의 북한 평양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한민국 역사학계의 불변의 진리로 통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서울대나 교원대 등을 다니면서 "낙랑군이 북경 근처에 있었다"는 식으로 논문주제를 잡아서 제출하면 아예 심사도 안보고 쓰레기통으로 바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석사까지는 봐준다고도 하고 뭐 그러던데, 해동 천자문 9번째 구에 제가 읽어본 책들을 소개했는데, 한국 역사학계를 비판하는 책들을 읽어보시면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이덕일 역사TV를 보셔도 그에 관한 내용을 보실 수 있는데..

해동 천자문 009. 옥저예맥 추가구려(沃沮濊貊 雛加句黎)

해동 천자문 아홉번째 구입니다. 옥저나 예맥에 대해서 나오는데,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도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沃沮濊貊 雛加句黎 한국인은 한국고대사를 연구하지 않는다. 라는 것이 이미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합니다. 물론 위 크게 쓴 문장에서 "한국인"은 한국 역사학자들을 말하며 특히 강단사학자들을 말합니다. 교수나 뭐 그런 분들 있잖아요. 고대사 연구는 한국역사학계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재야사학자, 사이비 역사학자, 유사역사학자들이 합니다.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계시는데도 사이비역사학자니 유사역사학자니 하는 말로 매도당하는 것이 어안이 벙벙하기도 합니다. 연구를 안한다고 하면 이상할지 모르지만, "이미 결론이 났기 때문에 더 이상 연구할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