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원문/천자문 160

1. 也乎哉焉 者助語謂 125 (이문구 관촌수필 - 천자문 꺼꾸로 외우기)

아시다시피 천자문의 마지막 구는 위어조자 언재호야 (謂語助者 焉哉乎也) 입니다. 이문구님의 관촌수필을 읽어보시면 손자들에게 천자문을 앞에서부터 외우고, 그것을 다 외우고 난 뒤에는 뒤에서부터 외우게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제목처럼 야호재언 자조어위(也乎哉焉 者助語謂) 라고 외우는 것이지요. 그렇게 외웠을 때 뜻이 통할까요? 관촌수필에서는 왜 손자들에게 천자문을 꺼꾸로 외우라고 하는지 그 까닭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냥 할아버지가 꺼꾸로 외우라고 해서 꺼꾸로 외우는 착한 손자들이어서 그냥 외운 것 같습니다. (실은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정확하게는 기억이 잘 안 압니다 ㅡㅡ) 제가 관촌수필을 읽은 것이 한 30여년 다 되어가지 싶은데,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 가운데, 왜 천자문을 역순으로 외우게 시..

규훈천자문

언제 구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규훈천자문(閨訓千字文) 이라는 파일이 있네요. 한글 파일 아닙니다. 리브레 오피스 파일입니다. 내용은 규훈이라는 말이 있으니 여성들을 위한 천자문 같네요. 그냥 천차문의 일종입니다. 閨訓千字文 序 蓋聞男正位乎外, 女正位乎內, 男女正天地之大義也. 男教故重而女教亦未可輕. 故今國家之際, 有聖母即有聖子, 有賢婦始有賢夫. 政治之本, 萬化之原, 皆系乎此, 其教故不重歟? 但故有姆教, 今則失其傳矣, 雖縉紳先生家間有留意於此者, 而鄉里中究屬寥寥. 身不修而家何以齊, 家不齊而國何以治, 國不治而何以平. 人心日薄, 風俗日偷, 職是故耳. 今之為父兄者, 貧富不同尚知教其子弟, 而女教一事罕有講者. 餘(余)以為天下故有悍妒之婦人, 亦未始無賢德之女子;禮儀未明, 何怪天性之日遠也. 茲有《閨訓千字》一書, 其間教誨女子者..

125. 위어조자 언재호야 (謂語助者 焉哉乎也) 1.

천자문의 마지막 구절은 위어조자 언재호야(謂語助者 焉哉乎也)입니다. 이 구의 뜻은 "언재호야는 어조사라 이른다"로 뜻을 풀이합니다만, 뒷 부분 빼고 위어조자만 천지현황과 비교하여 해석을 한다면 위(謂)는 조(助)가 서술어이고 어(語)는자(者) 서술어가 됩니다. 하늘이 검고 땅은 누렇다(天玄地黃=天地玄黃)에 대비하면요. 하지만 겉보기에는 명사 동사 뭐 그런 관계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가 쓰는 내용은 억지로 보일 수 있지만 천지현황 이라는 구와 대비하여 그렇게 한 번 생각을 해 보자는 것입니다. 말을 하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서로를 돕는 모습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곤충에게서도 다 나타납니다. 사냥을 한다거나 할 때요. 늑대가 사냥을 할 때 무리지어 먹이를 공격하고 사냥이 끝나면 역할에 ..

5. 운등치우 노결위상 (雲騰致雨 露結爲霜) 121.

천자문 5번째 구는 운등치우 노결위상(雲騰致雨 露結爲霜) 입니다. 구름이 올라가서 비가 되고 이슬이 맺혀 서리가 된다는 말입니다. 1년이 4계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봄과 가을에는 태어나고 성장하고(生長) 가을과 겨울에는 거둘어들이고 움추린다(收藏)는 것을 압니다. 온도나 습도 변화를 비와 서리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초목이 변화하는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구절입니다. 혹시나 적도부근에서 천자문 같은 글이 지어졌다면 운등치우 노결위상(한자생략) 같은 구는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 중남미 마야 문명은 적도와 가까운데 고도의 천문관측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유럽이 아메리카를 발견한 것이 1492년 콜럼버스가 처음이지요? 당시 유럽의 천문학보다 더욱 앞서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천자문을 지은이(저자)는 누구일까?

보통 천자문을 검색하면 주흥사 천자문이 검색됩니다. 중국 남조의 양나라 무제 때 주흥사(周興嗣)가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천자문은 4자 250구로 되어 있는데 그것 모두를 주흥사라는 사람이 모두 지었을까요? 공식적으로 주흥사가 지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주흥사가 지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종요가 지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정확하게 말한다면 천자문은 작자가 미상이라고 합니다. 명문당 출판사에서 나온 설문에 의한 신역 천자문을 보면 진(晉) 무제 때, 종요가 천자문을 지어 진무제에게 바쳤다고 되어 있지만, 종요는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사람이고 기록에 따르면 230년에 죽었다고 합니다. 위나라를 이어 진나라가 성립하는데 이미 죽은 사람이 무슨 수로 천자문을 바치겠습니까...

천자문은 중국(China)의 역사일까?

천자문(千字文)은 옛날에 아이들이 한문(漢文)을 처음으로 배우던 학습교재였습니다. 해석을 보면 천자문 일부에서 중국의 유명한 장군들이나 학자 등이 등장합니다. 해설을 그렇게 하니까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했었지요. 또, 길을 빌려 괵나라를 멸한 고사 등도 인용을 하고 있습니다. 또 고대 중국에서 지어진 것이므로 중국의 역사를 기초로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고사와 인물 몇 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지만 천자문을 반드시 중국의 역사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천자문 해설서를 처음 읽은 것이 1993년입니다. 그 이전에도 한석봉 천자문 같은 책이 집에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한석봉 천자문은 한자를 크게 적고 뜻과 풀이만 적혀 있어서였는지 몇 번 뒤적인 기억은 있지만 ..

천자문은 999자일까?

천자문에 관해 설명하는 어떤 내용 중에 "천자문은 1000자가 아니라 999자이다" 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근거로 九州禹跡 百群秦幷(구주우적 백군진병)과 釋紛利俗 竝皆佳妙(석분이속 병개가묘)를 듭니다. 幷과 竝이 글자의 생긴 모양이 조금 다르지만 같은 글자라는 주장입니다. 저는 한자학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그러나 옥편이나 자전을 찾아서 비교해 보면 두 글자의 모양과 뜻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사용된 용례를 살펴보면 그 뜻이 서로 다릅니다. 글자 모양이 비슷하지만 부수도 다릅니다. 누군가 같은 글자라고 주장하지만 저는 다른 글자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幷의 부수는 干(방패 간)이고 竝의 부수는 立(설 립)입니다. 영어 단어에 All과 Every가 있습니다. 둘 다 "모두"라는 뜻입니다. 두 단어..

063. 戶封八縣 家給千兵(호봉팔현 가급천병) 063.

천자문 카테고리에 천자문을 순서대로 적으려고 하다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천자문이라도 외워보겠답시고 수 백번을 쓰고 외웠던 기억이 있는데, 무슨 일인지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천자문을 순서대로 포스팅하려면 천자문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조금 난감함을 느낍니다. 戶封八縣 家給千兵은 천자문의 63번째에 위치하는 구입니다. 앞에서도 63번째 뒤에서도 63번째. 저는 이 구절이 천자문의 가장 핵심적인 구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까닭은 누구던지 계속해서 태어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고대, 적어도 역사 이전인 선사시대에는 산짐승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뱀같은 파충류도 훨씬 많았을 겁니다. 의술 역시 미약해서 병이 나면 살아나는 사람들보다..

1. 天地玄黃 宇宙洪荒 (천지현황 우주홍황) 125.

천자문의 첫번째 구이지만 마지막 구일 수도 있습니다. 이문구님의 관촌수필에 천자문을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다 외운 뒤에 뒤에서부터 다시 외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천자문 마지막 구가 위어조자 언재호야인데 야호재언 자조어위로 읽고 외웠다는 말입니다. 실제 사람이 천지현황 우주홍황이라는 글(사상)을 추출해 내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요? 사람이 문자를 쓰기 시작한 것이 1만년 정도라고 했을 때, 최초의 인류는 진화학이나 고고학에서 400만년 정도(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추정하니까, 천지현황 우주홍황이라는 구를 추출해내는데 399만 몇 천년이 걸렸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문자를 발명하자마자 곧바로 천지현황 우주홍황이라고 했을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겁니다. 100여년 전에 발굴된 갑골문에도 점을 치고 그 결..

천자문 (주흥사) 원문 (정배열, 역배열, 역순)

20대 중반 어쩌다 한문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하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역사가 반만년이나 된다는데 추천도서 등에 보이는 서적에 우리에게 전래되는 서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겁도 없이 한문 공부를 해서 우리 선조들이 남긴 서적들을 원문으로 보리라는 나름 거창한 목표(?)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나 제 생각은 천자문 해설서를 펴는 순간 허물어졌습니다. 예로부터 어린 아이들을 위해 글자를 익히기 위한 초등학습서로만 알고 있던 천자문이었는데, 해설서를 읽어 보니 그 사고의 깊이라고 해야 할까? 아득해지더군요. 여전히 천자문을 다 외지 못합니다. 천자문을 외우겠답시고 300번도 넘게 옮겨쓴 것 같은데... 한글(HWP) 파일이 아니라 리브레 오피스(LibreOffice) 파일입니다..